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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활동가아카데미

독일 민주시민교육(정치교육) 방법론 워크샵 2

 지난 5월 27일(금)과 28일(토), 한국민주시민교육학회가 주관하고 콘라드-아데나워재단이 후원하는 교육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일의 민주시민교육 방법' 워크샵이 한양대학교에서 있었어요. 우리 교육사업국 직원 몇 분도 참여했는데요. 더 많은 교육활동가 분들과 교육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모든 강연 내용을 현장에 계신 것처럼 살리려고 열심히 기록했답니다. 어제 5월 27일(금) 10시부터 4시까지 있었던 교육 내용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렸죠. 오늘은 28일(토) 10시부터 4시까지 있었던 교육내용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교육내용을 통해 교육을 기획하며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들 뿐만 아니라 요즘 독일에서 유행하는 교육 방법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8일 둘 째 날도 역시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에서 민주시민교육 방법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아네테 빌베르트가 소개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정보 공유하기 - 자주 쓰는 방법론 소개

오늘은 어제 여러분이 이야기해주신 방법론들 중에서 좋아하는 방법론을 모아보도록 합시다. 여러분께 드린 카드에 여러분이 좋아하는 방법론을 메모하세요. 그리고 칠판에도 붙이도록 하죠. 어제는 먼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방법론 세 가지를 쓴 후, 약간 보완할 필요가 있는 영역에서 필요한 방법론을 추가해 보도록 했었죠. 자! 각자 메모지에 쓴 방법론을 말씀해 주시고 앞에 전지에 붙여주시겠습니까? 

참가자 A: 피라미드 토론. 피라미드를 역피라미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에게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 필요한 요소’ 세 가지를 쓰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조직의 구성이라든가 이런 걸 쓰겠죠. 그걸 가지고 두 사람이 일대 일로 토론하여 여섯장을 세 장으로 선택, 그리고 나서 2대 1로 또 토론해 나갑니다. 그리고 나서 3대 1로 토론해가는 거죠. 이런 식으로 해서 여러명이 토론을 통해서 세 가지로 합의해가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참여했고, 토론하고, 합의한다. 

참가자 B: 기분척도, 중간 중간 색깔별 카드를 보여주며 기분을 물으면서 교육진행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참가자 C: 카드 라이팅 기법, 해당 주제와 관련된 개인의 의견을 카드에 적어 벽에 붙이고, 또 유사 의견들을 모아 논의 주제를 분류하는 방법이다.

참가자들이 자신들이 즐겨쓰는 교육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꿈으로의 여행, 오픈 스페이스, 월드 카페 ... 

여러분들의 방법론 소개 잘 들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방법론이 많네요. 이제 여기에 두 가지 방법론을 추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조금 작은 소규모의 방법론이라고 이야기하는 건데, 세미나 중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소위 ‘꿈으로의 여행’(Dream Trip)이라고 하는데 어제 제가 눈을 감고 떠올려보라고 한 그 방법이죠. 매우 작은 규모의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오픈 스페이스 방법론’도 있는데, 그냥 하나의 커다란 홀에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자기 토론 주제를 내걸고 그에 따라 토론할 사람을 모을 수도 있는 거죠. 이 방법론의 그림은 나비 이미지입니다. 나비가 자기가 좋아하는 꽃을 찾아서 날아가잖아요. 참가자들이 선호주제를 찾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거죠. 
혹시  ‘월드 카페’도 아시나요? 아시는 분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미디어를 이용한 교육 사례 소개

이젠 미디어 방법론에 대해 생각해보죠. 우선 영상 하나를 감상하도록 하죠. 독일어 영상물이긴 한데 거의 말이 안나오는 영상물입니다. 이 영상물은 독일 연방정치교육연구원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 연구원은 연방정부차원에서 만들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에 민주시민교육을 전파시키기 위해서 독일정부가 만들었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좌우 동수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누가 민주시민교육을 조직하고 실행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과연 민주시민교육이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 민주시민교육의 목표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교육의 목표가 혹시 정당원을 홍보해주는 경우는 없지는 않습니까?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어쩌면 저희가 다루는 교육의 스펙트럼에 일정정도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연구원의 교육은 유럽, 사회적 시장경제, 민주주의, 국민정당 이렇게 네 개의 큰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주제를 보면 완전히 중립적이지는 않죠. 말씀드린 연방정치교육 연구원은 독일 전체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지금 보여드리는 것과 같은 영상을 제작합니다. 주로 청소년이나 교육기회를 많이 받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듭니다. 이 영상은 청소년층에게 특히 인기가 있습니다.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이라면 교수라든지, 정치가든지, 유명인사를 모시는 방법을 취했을텐데, 연방정치교육원은 유명 코메디언과 같은 사람들을 거리에 보내서 취재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지금 보게 될 영상도 두 사람의 유명한 독일 코메디언을 이용한 영상입니다.
물론, 유럽전체와 비교해보면 독일의 선거참여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당연히 어떤 선거냐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죠. 총선 같은 경우는 굉장히 높습니다. 근데, 연방의회, 즉 지방의회 선거라면 참여도가 낮아지기도 하죠. 근데 좀 힘든 것이 유럽의회 선거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유럽연합이라는 것 자체가 소위 말하면 지식인 계급에서 만들어낸 컨셉이거든요. 그들은 유럽연합을 지지하니까요.
유럽연합, 유럽의회라는 것이 일반적인 소시민에게는 자신들과 상관없을 뿐더러 관심도 없습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 선거구의 의원이 누가 되는가는 중요하게 여기지만 저 멀리 있는 유럽의회에 누가 앉아있는가는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는 관심 대상이 아닌거죠. 그래서 유권자들이 투표행사를 하게끔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매우 큰 관심사입니다. 한국도 선거 참여율 높이는 게 중요한 주제 중 하나죠? (모두 끄덕끄덕)  
그럼 영상을 보도록 할까요?
 



남자의 가슴에는 '투표 안하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자! 이 영상을 보시면서 무슨 느낌이 드셨나요? 
그렇죠. 무언가에 조종당한다는 느낌이 들 겁니다.  뒤쪽에 있는 사람도 표지판을 달고 있는데 한국말로 굳이 바꾸자면 ‘똥0멍 당, 씨0당’이라는 뜻입니다.(모두들 웃음) 보시면 와인도 먹여주고, 맛있는 스피게티도 먹여줍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선거를 한다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야? 4년 마다 선거가 오는데, 선거는 개개인에게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해. 다 똑같애'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죠. 뒤쪽 사람은 '아하! 너무 재미있다. 선거 안한 사람들은 다 똑같다고 하네. 아 재밌어라'하면서 장난을 칩니다. 그리고 나서 슬로건이 하나 나오는데, ‘당신은 정말 이 바보천치가 당신에게 하는 짓을 그냥 내버려 둘건가요?’라고 적혀있습니다. 다시 한 번 보시죠. 방법론은 매우 단순합니다. 판토마임도 하나의 방법론이죠. 이런 것들은 금방 따라서 해볼 수 있는 그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