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회참여발표대회/언론보도

[뉴시스] "우리가 세상 바꾼다"…청소년들의 '의미있는 반란' - 2011.11.13

"우리가 세상 바꾼다"…청소년들의 '의미있는 반란'(클릭)

소외층-청소년-지역사회-지구공동체에 대한 '신선한 정책제안'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세상을 바꾸기 위한 청소년들의 '신선한 반란'이 시작됐다. 학교와 지역사회 등 주변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청소년들이 직접 문제를 진단하고 공공정책과 연결시켜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는 지난 4~9월 전국 중·고등학생으로부터 사회참여 발표대회 원고를 접수받았다. 그 결과 전국 44개팀 227명의 학생이 사회 문제에 대한 공공정책의 개선 방안과 구체적인 실천 내용을 제안했다.

이 중 12개팀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 대회인 '제3회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는 12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국제회의관에서 개최됐다.

참여 학생들은 장애우의 인권 향상을 비롯해 독거노인 돕기, 저소득층 학생 교육수준 향상, 다문화가정 및 미혼모 지원정책 등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청소년들의 비속어 사용, 잘못된 성 인식, 금연, 자살 예방, 봉사활동, 진학·진로 지도, 고입 선발고사, 방과 후 학습, 아동 성폭력 문제 등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또 지역격차 해소,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음식물 쓰레기 감축, 불법 전단지 근절 등의 사회 문제를 비롯해 탄소 포인트제 활성화, 원자력 발전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등 지구공동체와 관련한 고민도 엿보였다.

본선에서 국회의장상(대상)을 받은 충남외고 'T.O.P(Teens Over Prejudice)'팀은 기숙형 학교의 보건 실태를 꼬집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T.O.P팀은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의 경우 건강권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시설이나 약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전문적인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그러면서 기숙형 학교인 자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건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T.O.P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교사와 지역 병원들이 야간에도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한 '나이트 케어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또 학교보건법에서 보건실 내의 위생기준을 정확하게 명시하고 전문상담 교사를 배치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최우수상)을 수상한 경북 대영고 '소나무'팀은 수도권과 지방간 청소년 문화격차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노래방과 PC방뿐인 중소도시 청소년 문화시설에 우려를 표명하며 문화적 소외와 이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봤다.

소나무팀은 인근 중고교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영국·미국·프랑스 등 해외 사례 등을 살핀 뒤 도시간 '문화버스'를 만들어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동시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사회의 문화 인프라 구축과 문화산업의 고른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상(최우수상)을 받은 부산국제외고 '안전한 등굣길 만들어조'팀은 청소년 등하굣길에 이용되는 비사업용 승합차 비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보험조차 제대로 들지 않아 학생들이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이 안전한 교통수단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등하교 시간대에 마을버스 노선과 배차간격을 개선해 스쿨버스화하는 '플라워 루트 정책'을 제안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중학생들로 구성된 양성중 '평화만들기'팀은 학내외에서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한 실천 사례들을 홍보했다. 특히 학교 건물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시청과 시교육청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 외에 동양고교 '소울 브릿지'팀은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하우스 큐어', 마산용마고 'YSD'팀은 독거노인 문제 해결을 위한 '복지 마일리지제' 도입, 용인외고 'RUBETO'팀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도록 한 정책 등을 제안했다.

이번 대회의 심사를 맡은 대영고교 천희완 교사는 "청소년들이 공공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치밀하게 조사를 하고 대안 마련을 위해 많은 활동을 펼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공공정책에 대한 이해는 물론 올바른 참여방법까지 체험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충남외고 T.O.P팀은 "이번 활동으로 정책 하나하나에 녹아있는 정책 생산자들의 어려움과 정성, 수고를 느낄 수 있었다"며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정치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우리 손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산용마고 YSD팀은 "나중에 지역사회,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리더가 된다면 복지와 번영을 조화롭게 이루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국가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jwshin@newsis.com